A short story

단편

2020. 2. 29. 01:01

(사진 출처:산호 작가 트위터)

-


어머니 아버지에게


죄송합니다. 어머니 아버지 저는 먼저 갑니다.

이런 큰 불효를 저질르게 돼서 면목이 없습니다.

비록 제가 먼저가도 두분이서 저를 잊고 잘 사시길 바라겠습니다.

제 병으로 인해 두분이 괴로워하시는 모습만 보다가 

드디어 해방되시는 모습을 생각하니 제가 다 행복합니다.

저는 사실 죽고싶지는 않았습니다.

그저 살기 싫었을뿐입니다.

아무도 제 삶을 바라지 않는걸 어쩌겠습니까.

심지어 저 또한 살기 싫은걸 

그래서 이런 선택을 하게 됐습니다.

저는 제 자아를 가질때부터 불행했습니다

그냥 태어날때부터 불행했다고 보면 되겠네요

저는 항상 궁금했습니다.

제가 죽고난 뒤의 사람들의 반응,

지금은 어떤 반응일지모르겠네요

지금의 전 그저 제 시체를 발견할 사람에게 미안할 뿐입니다.

제 몸은 추하게 굳어갈것이기 때문에,

당신들이 발견하지 않게 뒷마당 나무에 제 몸을 걸것입니다.

아,마지막으로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.

제 옷,물건,저의 관련 모든것들을 불태워 주시면 좋겠습니다.

그게 저를 위한 일이자 어머니 아버지를 위한 일입니다.

오늘을 시점으로 저를 잊어주세요 

그게 저의 마지막 부탁입니다.

-

누나에게

안녕 누나 난 항상

툭하면 아픈 나로 누나가 계속

 시댁의 눈치를 보며 내려오는것이 너무 지겨웠어

나를 어쩔수 없이 챙기는 다른사람들도 

나를 한심하게 보는 동급생들도,

이런몸으로 태어나게 한 부모님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어

하지만 

결국에는 깨닫고 말았지 

이건 온전히 내탓이었단걸 말이야

나는 진정한 밤이고 

진정한 늪이자 암흑이야

다른 이 조차 나와 있으면 밑바닥으로 가거든

나의 선택으로 인해 누나는 자유야 

이제 눈치보지 말고 마음껏 살아

나도 이제 고통에서 자유로워 질게 

마지막까지 왼쪽 눈이 아프네

이제 자유야

그럼 진짜 안녕 

-

내 예상과 다르게 부모님은 냉정했다.

부모님은 사모토의 말에 따라 그의 옷,물건,수필등 모든것을 불태우고

사모토의 몸까지 다른이에게 기증했다.

결국  

사모토의 마지막 한 쪽 눈알까지 사라졌다.
사모토의 형체는 사라졌지만 
그는 모두의 것이 되었다.

외외로 난 사모토의 죽음이 전혀 슬프지 않았다.

오히려 

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.

이 고통에서 벗어날 

아주 간결하고 좋은 방법

사모토 고마워 이제 나도

자유야.

1